요즘 다시 6분대 페이스로 달리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천천히 조깅을 할 때 비슷한 속도로 달렸다. 숫자만 보면 같은 페이스다. 하지만 지금 6분대로 달릴 때의 몸은 예전과 꽤 다르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한 달에 350km 정도를 달렸다. 체중은 대체로 75~77kg이었고, 2022년과 2023년 마라톤에서 3시간 9분, 2023년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24분을 기록했다.
지금은 체중이 약 88kg이다. 긴 훈련 공백과 몇 차례의 부상을 거쳤고, 최근에야 다시 러닝 거리를 늘리기 시작했다.
같은 6분대라고 해도 같은 몸으로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첫 글에서 같은 페이스와 비슷한 심박으로 달렸다고 해서 몸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썼다. 이번에는 가상의 두 러닝이 아니라, 내 과거와 현재에서 그 차이를 확인해보려 한다.
러닝 기록에는 페이스만 남는 것이 아니다. 심박, 파워, 케이던스, 지면접촉시간(GCT)처럼 같은 속도로 달렸을 때 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조금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숫자들도 함께 남는다.
그중 과거와 현재 데이터를 비교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 중 하나가 GCT였다.
현재 확인한 과거 데이터에서는 약 6:20/km 전후에서 GCT가 대략 220~230ms였다. 최근 6:20~6:30/km 부근에서는 260~270ms 정도가 관찰된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보면 비슷한 속도에서 발이 지면에 머무는 시간이 약 30~50ms 길다.
그렇다면 이 차이는 늘어난 체중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체중 증가는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변화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달라진 것은 체중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훈련량이 줄면서 유산소 체력과 근력도 달라졌고, 통증이나 피로에 따라 움직이는 방식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과거와 현재의 노면·경사·신발·측정 조건까지 완전히 같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비슷한 속도대에서 과거와 현재의 GCT 차이가 관찰된다는 정도다. 이 차이의 원인을 하나로 고르기보다, 지금의 6분대 러닝에서 측정되는 심박, 파워, 케이던스, GCT 등을 REBUILD의 기준점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앞으로 체중이 줄고 러닝 볼륨과 기초 체력이 회복되는 동안, 같은 속도에서 이 지표들이 어떤 방향으로 함께 변하는지를 지켜볼 생각이다.
가능하면 같은 장비와 비슷한 노면·경사·페이스의 구간을 골라 반복해서 비교할 생각이다. 변화가 관찰되더라도 한 지표만으로 원인을 설명하지 않고, 다른 데이터와 훈련 경과를 함께 보려고 한다.

이것이 지금부터 시작할 REBUILD의 역할이다.
당장의 목표는 과거 기록을 되찾는 것이 아니다.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다시 꾸준히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체중과 기초 체력, 러닝 볼륨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다.
10km와 하프마라톤 기록을 다시 확인하는 것도 그 다음이다. 마라톤 Sub 3는 더 멀리 있다.
그래서 2026년 8월의 상태를 출발점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체중 약 88kg. 다시 늘리기 시작한 러닝. 그리고 과거와 달라진 여러 숫자들.
첫 글에서 숫자는 답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라고 했다. 이제 그 원칙을 내 회복 과정에 적용해보려 한다.
몇 달 뒤 같은 6분대 페이스로 달렸을 때, 무엇이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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